형사
30억 원대 특경법상 사기 혐의, 1심 유죄를 항소심에서 무죄로 뒤집은 사례
2026-05-11

1. 사건 개요
이 사건은 부동산 관련 업무대행업체를 운영하면서 주택건설사업의 추진위원으로 활동한 의뢰인이, 신탁회사로부터 약 30억 원 상당의 조합원부담금을 편취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안입니다.
1심에서는 다른 변호인의 변론에도 불구하고 의뢰인에게 유죄(징역 3년 및 집행유예 5년)가 선고되었습니다. 새로운 변론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의뢰인은 항소심에 이르러 변호사들을(현 법무법인 LX 변호사) 새롭게 선임하였습니다.
이 사건의 배경과 경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업무대행업체 운영자인 의뢰인은 주택건설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였습니다. 같은 해 추진위원회와 자신의 업무대행업체 사이에 업무대행용역계약을, 같은 날 추진위원회·신탁회사·업무대행업체 사이에 자금관리 대리사무계약을 각각 체결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조합원이 납부할 부담금은 조합가입 시 1차 계약금 500만 원 및 조합설립인가 신청 시 2차 계약금 700만 원에서 900만 원으로 정하였고(주택 평형별로 산정), 업무대행료는 조합가입 시 700만 원 및 조합설립인가 신청 시 200만 원으로 정하여 조합원을 모집하였습니다.
그런데 전체 예정 세대수의 50% 이상의 조합원을 모집하는 데 어려움을 겪자, 의뢰인은 조합원부담금과 업무대행료를 납부하지 않고도 가입할 수 있는 이른바 '조건부 조합원'을 모집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모집된 조건부 조합원은 100여 명에 이르렀습니다.
이후 의뢰인은 조합원부담금과 업무대행료를 납부하지 않은 조건부 조합원 100여 명을 포함한 조합원 300여 명의 명부를 기초로 관할 시에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여 인가를 받았습니다. 그 후 자금관리 대리사무를 맡은 신탁회사에 조합원부담금의 집행을 요청하여 약 6개월에 걸쳐 합계 약 30억 원을 이체받았습니다.
검사는 위 사안에서 조건부 조합원들이 전부 허위 조합원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의뢰인이 그 사실을 숨긴 채 관할 시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았고, 의뢰인이 그렇게 인가 받은 사실을 숨기고 조합원부담금 집행을 요청하여 신탁회사를 속임으로써 조합원부담금을 편취하였다고 보았습니다.
1심은 검사의 공소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였습니다. 조건부 조합원의 가입약정의 외관과 실질이 일치하지 않고, 조합원들의 단체적 의사결정으로 승인된 바도 없다는 이유에서 이들을 '허위 조합원'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의뢰인이 이 사실을 숨긴 채 신탁회사에 자금집행을 요청한 행위를 기망행위로 보아, 기망의 고의 및 신탁회사의 자금집행 사이의 인과관계까지 모두 인정하여 의뢰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습니다.
2. 대응전략
담당변호사들은 조건부 조합원이 허위 조합원인지를 가리는 다툼에 매몰되지 않고, 사기죄의 핵심인 '기망행위가 있었는가'를 중점으로 다투고자 항소심에서 두 가지 쟁점에 집중하였습니다.
첫째, 조합설립인가 단계에서 기망행위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담당변호사들은 주택법령과 관할 인가청의 심사 과정을 분석하여, 인가청이 조합원의 부담금 납부 여부는 심사하지 않고 조합원 자격 요건만 심사한다는 점을 입증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조건부 조합원이 있다고 해서 인가 처분의 효력 자체에 흠이 생긴다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인가의 효력은 어디까지나 행정·민사 절차에서 다툴 영역이므로, 형사상 사기죄의 기망행위로 곧장 연결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둘째, 신탁회사에 대한 자금집행 요청 자체가 기망행위가 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담당변호사들은 신탁회사가 자금을 집행하는 근거가 무엇인지 계약서 문언을 면밀히 짚었습니다. 이 사건 자금관리 대리사무계약상 조합원부담금 집행은 '조합설립인가가 완료된 이후'에 한다고만 규정되어 있을 뿐이고, 신탁회사는 인가의 효력 유무를 스스로 판단할 권한이 없습니다. 따라서 인가청이 인가를 취소하지 않는 이상, 신탁회사로서는 자금집행 요청을 거부할 근거가 없었습니다.
3.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담당변호사들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1심의 유죄 판결을 파기하고, 의뢰인에 대하여 특경법위반(사기) 부분을 무죄로 선고하였습니다.
항소심은,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조건부 조합원의 존재로 이 사건 조합의 설립과 인가 처분의 효력에 영향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신탁회사가 이 사건 조합의 자금집행 요청을 거부할 근거가 없다는 점도 확인하였습니다. 결국 항소심은 사기죄의 기망행위와 인과관계 모두를 부정하였고, 담당변호사들이 제시한 법리가 판결문에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4. 시사점
조합에서 조합원 모집이 부진할 때, 업무대행사가 가입계약금을 대납하거나 분담금 납부를 미룬 채 가입자를 추가로 끌어들이는 일이 적지 않게 보고되며 이렇게 모집된 이른바 '유령조합원' 또는 '조건부 조합원'은 형사 사기 분쟁의 단골 쟁점이 되어 왔습니다. 이런 사건에서는 추진위원회 운영자부터 조합 임원, 조합원 모집에 관여한 공인중개사 등까지 사업 관련자 다수가 함께 문제될 소지가 있습니다.
본 사례는 1심에서 의뢰인에게 유죄가 선고된 30억 원대 특경법 사기 사건에서 항소심부터 변론 전략을 재구성하여 의뢰인의 무죄를 이끌어 내고, 검사의 상고 포기로 그대로 무죄확정에 이르렀습니다. 허위 조합원의 진위를 다투는 데 매달리지 않고, 자금관리 대리사무계약의 문언과 주택법령 등을 정확하게 짚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없다는 점을 밝혀낸 것이 본 사건을 무죄로 이끈 결정적 한 수였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검사가 항소심 판결에 대해 상고하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형사 실무상 이례적인 일로, 대법원에서 이 법리가 정면으로 인정되어 판례로 자리 잡을 경우 전국에서 다수 진행 중인 유사 사건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검찰의 상고 포기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법무법인 LX는 본 사건의 변론 경험을 바탕으로 조합 사업 전반에 걸친 종합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조합 관련 형사 사건은 물론이고, 추진위원회 운영, 조합원 모집 절차, 자금관리 대리사무계약 검토, 조합설립인가 신청 단계의 리스크 점검, 그리고 분쟁이 형사·민사·행정 영역에 걸쳐 발생했을 때의 통합적 대응까지 모두 다루고 있습니다. 조합 관련 형사 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거나, 사업 추진 단계에서 사전 리스크 점검이 필요하신 경우 법무법인 LX의 문을 두드려 주시기 바랍니다.


